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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아시안게임 축구 여행

2018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축구여행 (15) 8강 대한민국 vs 우즈베키스탄 / <8월27일>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





   알리안츠 타워Allianz Tower에 11시까지 갔다. 이 장소에서 모여 버스는 1시반 출발로 되어있었지만 나는 인원체크 및 간식수령 물 구매 등을 해야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가 있어야 했다. 






   현지 사시는 대장님께서 렌트하신 버스는 처음에는 우리 것이 아니겠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나게 컸다. 아마 선수단이 타는 그런 버스 크기인 것 같다. 한국에서 보는 일반 시외버스의 1.5배 정도 되는 크기로 이런 버스는 처음 타 봤다.







   붉은 악마에서 오신 것으로 보이는 분들이 버스앞에 걸게를 설치하셨다. 이렇게 하니 정말 한국인 원정단 티가 팍팍 난다.







   빵은 미리 버스 기사님께서 받아 두셨고, 나는 따로 택시를 타고가서 미리 구매해 놓은 물을 수령해 왔다. 모두 붉은 악마 회장님께서 찬조해 주셨다. 버스 랜트 비용은 각자 10만루피아(약 8000원)씩 걷어서 충당했다. 오늘 경기에도 못 오시면서 이러한 모든 일을 설계하시고 조정하시는 현지 대장님의 봉사정신이 감화하여 나도 무언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 이렇게 대가 없이 열의를 가지고 일을 하시는 분이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사람들이 속속 도착하고 화장실을 가야해서 앞의 알리안츠 건물로 갔다. 그냥 출입은 안되고 여권을 맞기고 ID카드를 받아서 출입할 수 있는 형태였다.






   한국에서 원정온 의지의 한국인들 모여서 사진 촬영을 한 번 하고 입장한다.








   한국 축구 직관을 많이 하셨다는 분과 앞뒤로 앉아서 같이 관람을 했다. 아저씨는 내년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가실 계획을 가지고 계시단다. 대단한 열정이 아닐 수 없다. 삶에서는 종교가 아니라도 그어떤 무언가가 필요하기 마련이다. 어떤 것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오늘도 경기장은 한국같은 분위기 






   선발라인업이 발표됐다. 부상인 조현우를 대신해 송범근이 들어왔고, 경고누적으로 지난 경기에 결장했다. 김민재가 돌아왔다. 또 하나의 특이점은 지난 경기 선발로 두 번째 골을 넣었던 이승우를 빼고 나상호가 다시 라인업에 복귀했다는 것이다. 이승우 형이 밝힌 바로는 예선 전 때 이승우는 몸살이 있었다고 하지만 현재는 그게 아닐텐데 아마 지난 경기 풀타임출전으로 체력이 방전 된 듯하다. 그는 지난 경기 막판에 근육경련으로 결국 들 것에 실려 교체되었었다. 그런면에서 이승우는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피지컬이나 체력 수비력이 아직 너무 약하다. 그의 탁월한 재능을 살리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들이 빨리 개선되어야 할 것인데, 사람이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시작한지 5분만에 역습 상황에서 황의조의 선제골 작렬. 손흥민이 중앙에서 받은 공을 돌파로 수비를 흔들었고, 오른쪽에 자유롭게 있던 황의조에게 잘 내어주어서 깔끔한 마무리가 됐다. 니어포스트로 자신있게 마무리한 황의조도 돋보였지만 첫골은 사실상 손흥민의 힘이 컸다.






   득점을 하고 직후가 중요한 이유는 선수들이 순간적으로 마음이 들떠서 방심을 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서 조직력에 일시적으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득점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어이없게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수비 집중력이 현격하게 떨어지면서 아무것도 아닌 상황에서 서로 미루다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이럴 때는 누군가가 크게 콜을 하며 선수들을 다 잡아야 하는데, 사실상 지금 피치위에 있는 선수 중에는 그렇게 하는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조현우의 공백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전반 40여분이 되었을 때 황의조가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한국의 리드를 다시 가져왔다. 정말 이번 대회는 황의조를 위한 대회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활약이 대단하다. 처음 와일드카드로 발탁되었을 때 사람들이 성남 시절 제자였던 황의조를 발탁한 것에 대해 군대를 면제 시켜주려고 친한 사람을 뽑았다며 인맥축구네 뭐네 말이 많았지만 실력으로 당당히 증명하고 있다.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다. 그리고 감독은 아무래도 자신이 잘 아는 선수를 뽑는 경향이 강하다. 자신이 펼치고자 하는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고 감독도 그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잘 알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그 선수가 전혀 대표팀에 어울리는 실력을 가질 정도로 자격미달이 아니라면 감독의 선택을 존중하고 신뢰해줘야한다. 불행이도 인터넷 문화에서는 이성적인 생각보다는 즉흥적인 감성이 더 앞서 있기에 이러한 것이 용납되지 않는다. 그들은 근거없는 음모론과 무조건적인 비판을 더 즐기는 거 같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그러한 것이 여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고 일부 기자들까지 그들의 입맛에 맞는 기사를 생산하며, 결국 실제 감독의 생명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이들의 사고가 정상적으로 개선되든 아니면 적당히 무시하든지 방법을 찾아야 한다. 지금의 형태는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전반전에 활약이 미약했던 나상호를 후반 시작과 함께 바로 황희찬으로 교체하는 강수를 두었다. 보통 선수가 기대에 못 미치더라도 후반 15분 정도까지는 지켜보기 마련인데 이러한 경우는 흔한 경우는 아니다. 선수로서도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 때문에 보통 선수를 배려하는 마음에서라도 잘 하지 않는데, 김학범 감독이 그만큼 승리가 절실했던 거 같다. 아마 황희찬의 저돌적인 모습이 예선3차전(vs키르키즈스탄)처럼 팀에 활기를 불어 넣을 것이라고 판단한 듯하다.






   축구는 산수가 아니다. 이렇게 예상하고 대응하면 저렇게 되기도 한다. 상대도 같이 대응을 해서 이기도 하지만 그게 아니라 해도 변수는 많아서 꼭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불행이도 황희찬의 투입도 결과적으로는 좋지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공격수의 교체가 실점과의 상관관계가 아주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투입 이후 두 골을 연달아 실점하며 역전을 당했다. 개인적으로는 결국 집중력 저하에서 온 것이 아닌가 싶다. 앞서나가면 급격하게 집중력을 잃는 것이 눈에 뛴다.


   두 번째 실점에 경우에는 너무 쉽게 크로스를 허용한데다가 반대편에 오는 공격수도 완전히 놓쳐서 잡고 슈팅할 때까지 여유를 줬다. 또 송범근의 대처도 다소 미숙한 점이 있었다. 

   세 번째 실점은 중앙 미드필더가 치명적인 실수로 역습을 허용했고, 김민재가 이를 차단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너무쉽게 공격수에게 벗겨지며 슈팅을 허용했다. 불운도 겹쳐서 슈팅은 굴절이 되었는데, 여기서 다시한번 조현우의 결장이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송범근이 먼 거리에서 그리 강하지 않았던 슈팅임에도 송범근이 미리 방향으로 다이빙을 시도하며 무게 중심을 옮겨버려서 굴절되어 약하게 오는 공에 

대처할 수가 없었다. 굴절은 분명 키퍼에게 어려운 상황이지만 반드시 실점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4강에는 힘들더라도 조현우가 나와야 할 것 같다.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를 빼면서 이승우를 투입 황희찬 황의조 투톱으로 442포메션으로 바꾸는 초강수를 두었다. 중앙 미드필더에 비는 자리는 공격형 미들인 황인범이 내려와서 매웠는데, 아무래도 공격형 미들이다보니 우리의 수비는 상당히 헐거워졌다. 

   그리고 아 이대로 지면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해야하나 온갖 생각이 다드는 시간이 지나고 후반 40분 극적으로 동점골이 터졌다. 사실 우리의 공격 조직력으로는 수비를 뚫기 어려웠는데, 다행이 우즈베키스탄 수비의 실책이 나왔고 손흥민이 이를 놓치지 않고 빼앗아서 황의조에게 어시스트 다소 공이 뒤로 왔지만 황의조가 잘 컨트롤 하여 환상적이고 깔끔한 마무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 전에 2대1 상황이었을 때 공격수 두 명이 오픈 상황에 있었어도 패스를 안하고 골 욕심을 부렸던 손흥민이었지만(그가 골을 얼마나 넣고 싶어하는지는 공을 잡는 순간 멀리서 봐도 바로 느낄 수 있다.) 절체 절명에 순간이 되자 황의조에게 패스했다.


   *빨간 뿔모자를 찾아보자. 그게 나다.








   한 골이 더 터지기를 간절히 바랬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은 모두 흘러 연장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체력이 모두 소진되어 누워버렸지만 다시 한 번 모든 선수 스텝이 모여 결의를 다져본다. 






   연장 후반 우즈벡의 에이스가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고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정말 어려운 경기에서 연장마저 거의 시간이 안남았을 때 정말 기적같이 황의조가 페널트킥을 얻어냈다. 공을 받자마자 공중으로 뛰워 수비 두명을 농락하는 멋진 기술로 상대가 파울을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다. 정말 이 경기는 황의조의 인생 경기이자 황의조의 황의조에 의한 황의조를 위한 경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킥은 황희찬이 차는 것을 보고 우려가 되었다. 많은 비난을 받고 있는 어린 선수에게 킥을 맞기다니 괜찮을까 싶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정해진 키커는 손흥민었는데 황희찬이 와서 자신있다고 자기가 차고 싶다고 말했다 한다. 킥을 차는 순간 골키퍼가 막는 것을 보는데 가슴이 철렁했다. 다행이 킥이 강해서 그대로 골이 되었고 경기장은 정말 축제의 분위기. 선수들도 힘들었겠지만 보는 관중들도 정말 진이 다 빠지는 엄청난 경기였다. (황희찬의 이번 대회 2번째 득점, 득점은 모두 오픈플레이가 아니라 데드볼 상황에서 이루어졌고 아직 필드골이 없는 점이 아쉽다.)


  *보통 승부차기 때나 뒤로 돌아있지 킥 미스가 나면 2차 쇄도를 해야 하는 패널트킥 상황에서는 흔한 풍경은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의 금메달에 대한 간절함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간절함이란 경기력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다.



 





   결국 4대3으로 경기 종료. 정말 피말리는 승부였다.





  관중들은 축제를 즐길 여력이 그나마 남아있었지만 선수들은 경기종료 호각과 함께 모두 쓰러졌다.







   저녁경기가 베트남 경기여서 베트남 관중들이 많이 들어왔다.




   패배한 우즈베키스탄의 서포터. 응원팀은 패배했지만 그들의 열정은 대단했다. 소수의 인원임에도 수천명의 한국 응원단에게 밀리지 않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뒷풀이로 간 비어가든 조금 고급스러운 분위기에 걸맞게 빈땅bintang 330ml 작은 병 하나에 45000루피아 (약 2800원), 소세지와 감자튀김이 9만루피아 (약 7200원). 다른 안주나 스파게티류도 비슷한 가격이다. 스파게티를 시킨 분의 평에 의하면 스파게티가 맛있다고 한다. 소세지는 무슬림 국가라 돼지를 안 먹는지라 소로 만든 소세지인데, 먹어보면 왜 소세지를 돼지로 만드는지 알게 된다. 세금 10% 봉사료 11%가 붙어서 총 금액에서 21%가 추가되니 참고하도록


   숙소 루프탑에 빈땅 큰 병 세개에 10만루피아 (약 8000원)인 것을 가만하면 비싼 편이다. 루프탑은 세금도 붙지 않는 가격이다.







   인도네시아 건물들은 네온사인이 현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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