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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아시안게임 축구 여행

2018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축구여행 (6) 대한민국 vs 말레이시아 / <8월17일>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






  오늘 아침은 면을 해주셨다. 이것이 미고랭인가? 듣기로는 고랭이 볶음 미가 면이라고 한다. 나시는 쌀이고 그래서 나시고랭은 볶음밥이라던데, 맛은.. 그냥 그랬다 크게 어색한 맛도 아니지만 그렇게 맛있다고는 할 수 없는 맛이라고 할까. 역시 여기 아침은 토스트에 계란부침이 제일이다.

  여기도 젓가락을 쓰는 문화는 없나보다. 그러고보면 젓가락은 보지도 못했다. 아마도 젓가락을 쓰는 문화는 동북아시아만 있는가 보다?..음.. 아니지 쌀국수를 먹을 때도 젓가락을 쓰지 않나? 그렇다면 아마 중국 주위국가만 있다고 해야겠다.





  Garden hostel. 새로온 숙소는 수영장이 있어서 끌렸다. 세상에 만원짜리 도미토리에 수영장이라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이지 수영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수질이 도저히 수영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뭐 어린아이 몇이 수영을 하고 있었지만 나로서는 자신이 없었다. 나도 그런 거 크게 안가리는 스타일이지만 이번에는 쉽지 않았다. 


  숙소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에 큰 부지에 카페와 숙박시설을 동시에 운영하는 곳이었다. 예전에 누군가의 저택을 개조한 것 같기도하고, 별장을 개조한 거 같기도하고, 고급 휴향숙박 시설을 저렴하게 개조한 거 같기도 했다. 안에는 여러마리의 닭과 돌아다니는 자유로운 고양이들 그리고 가끔 보이는 도마뱀이 있었다. 


  (그림의 부부는 어쩌면 예전 이 곳의 주인이 아니었을까?)

  이층의 큰 방에 많은 이층침대가 놓여진 방은 좋은 조건이라고는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은 낡아있었고, 화장실의 수도는 샤워를 할 수 없을 정도 수준의 물이 졸졸 나왔다.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기는 좋았지만 다른 것들을 종합했을 때 이틀이나 있고 싶지는 않았다.

(1박에 14만루피아 /도미토리 , 조식포함)





  새로운 숙소는 좀 오르막에 산에 가까운 동네였는데, 근처에 캐밥집이 있었다. 프렌차이즈 캐밥집으로 보이는 곳에 젊은 점원 몇명이 있었고 손님도 제법있었는데, 대부분은 테이크아웃을 하는 손님들이었다. 한국에서도 잘 안 먹는 케밥이지만 한 번 먹어봤는데, 하나는 나쁘지 않았으나, 두 번째 시킨 블랙머시기 캐밥은 너무 짜서 먹기가 힘들었다. 굳이 다시 오고 싶지는 않은 집이다. 

  (가격은 캐밥 하나에 25000루피아 정도)





  지난 경기 VIP석은 좋은 자리는 기자와 중계진이 모두 차지하고 앞에 두터운 철조망도 있는 턱에 행복한 관람에 도움이 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두단계를 낮추어 맞은편 B석으로 왔는데, 왠걸 여기가 천국이구나. VIP석은 보기도 불편하고 사람도 별로 없어서 보는 재미도 응원하는 재미도 없었는데, 여기는 다수의 한인응원단을 비롯해서 인도네시아 사람들까지 제법 빼곡하게 앉아서 응원을 했다. 앞에 응원을 이끄는 한국 사람들이 북과 태극기 등으로 응원을 리딩했고, 철조망도 없어서 시야도 시원했다. 


  옆에 앉은 아저씨는 지난경기 너무 열심히 응원을 하셔서 목이 쉬신 상태였다. 여기온지 15년동안 한국을 가지 못해서, 이런 경기만 봐도 눈물이 날 거 같다던 아저씨, 비행기타면 6-7시간이면 한국에 갈 수 있는데, 가지 못하신 건.. 세계가 많이 좁아졌다지만 아직은 부족한가보다. 결국은 시간과 여유의 문제 아니겠는가.

  (경기장까지 그랩 약 12만루피아 /차량으로 40분가량 거리)






  지난 경기와 마찬가지로 3백을 들고나온 우리나라..축구에서 동기부여와 정신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알려주는 경기를 하고 말았다. 김민재는 한국축구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수비수임에도 그의 플레이를 통해서 볼 수 있는 건 자만심밖에 없었다. 최선을 다해 뛰지도 않았고(2대1로 지고 있던 후반 손흥민이 투입되고서야 그는 자신의 실력을 보여줬다.) 후방에서 포워드에게 한번에 찔러주는 패스를 10차례를 한 거 같다. 정확성있게 들어가도 수비가 커트 할 확률이 높은 그런 패스를 부정확하게 남발하는 모습을 보면 다른 선수들이 얼마나 힘이 빠질까 걱정이 될 정도였다. 패스를 할 때도 무언가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듯한 여유부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불행이도 김민재가 특히 눈에 띄었을 뿐 이러한 나태한 정신력을 보인 선수는 김민재 하나가 아니었다.


  지난 경기의 대승이 선수들 전체의 마음을 방심하게 만든듯했다. 뭐 사실 그 근원에는 주전키퍼마저 뺀 선발라인업을 짠 김학범감독에게 있었다. 주전 키퍼를 빼는 경기를 한다는 것은 프로팀이면 비중없는 컵대회에나 하는 일이다. 모든 경기가 중요한 이런 단기 컵대회에서 주전 키퍼를 뺐다는 건 감독부터가 그만큼 자신의 팀에 실력을 과신하고 있고 상대를 무시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말레이시아가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열세인 전력을 가진 국가인 것은 맞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그만큼 말레이시아보다 높은 레벨의 축구를 하는 팀일까? 지난 십수년간 한국 축구를 보면 개인기에 있어서는 다른 낮은 랭킹의 국가보다 못한 모습을 모든 연령별 대표에서 보여줬다. 이러한 경향은 A팀에 가까워 질 수록 심해지고 이것은 대인마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여서 열세인 전력을 가진 팀이라도 소수의 인원이 우리의 수비를 쉽게 위협에 빠트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현실에 지난 경기 후반에도 혼이 나고도 감독부터 방심하고 그 마음은 선수들에게 전달되어 결국 우리는 수비 실수로 먼저 두골을 내어주며 말레이시아에 패배했다. 실수도 결국 집중력 저하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두 골 모두 골키퍼의 기량부족을 보여주며 실점해서 더욱 아쉬움이 남았다.







  2대1로 패배하고 나오는데 지난 경기보다 더 사진요청이 많았다. 다른 사람들도 즐겁게 하고 나도 즐거운 사진촬영은 좋지만 지고 나서라 웃음이 잘 안나왔다.






  경기에는 졌지만 이날은 운 좋게 맥주를 마실 수 있었다. 그랩을 부를 생각도 못하고 한참을 앉아있다가 일어서니 한국사람들이 보여서 말을 걸어 함께 타고 왔는데 그중 네명의 젊은이와 함께 맥주를 마시러갔다. 한국에서 광물산업 관련 일로 2달간 장기체류하던 관련학과 학생들이었다. 

  여학생 3명 남학생 1명이었는데 여학생 한 명은 다른 약속으로 다른 곳으로 가고 나포함 네명에서 함께 맥주를 마셨다. 간만에 한국인과 한국말로 맥주를 마시면서 하는 대화는 즐거웠다. 뭐, 내가 나이가 많은지라 이 학생들도 즐거웠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로서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비어포인트(Beer Point)라는 맥주집은 제법 크고 클럽분위기가 나는 곳으로 DJ까지 있었다. 맥주는 4만루피아 정도 안주도 그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국 술집을 생각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배낭여행자로서 매일 올만한 가격까지는 아닌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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