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아시안게임 축구 여행

2018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축구여행 (8) 반둥- 한국 vs 키르키즈스탄 , 브라가 스트리트 / <8월20일>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







   숙소에서 한국사람을 만나서 유심을 샀던 Istana Plaza Mall에 함께 점심을 먹으러왔다. 인도네시아는 생각보다 한식당이 많은가 보다. 이렇게 근거리에 또 한식당이있다니, 한식당은 프라자 몰의 4층 푸드코트에 한 자리를 차지 하고 있었다. 한국 드라마와 한국 뮤지비디오가 나오고, 뮤직비디오에 맞춰 K-POP이 나오고 있었다. 직원과 손님들 모두 인도네시안으로 보이는 데, 한류의 영향이 생각보다 큰 거 같다. 어린 친구들이나 가족단위로 한식을 시켜먹는 모습은 이색적이었다. 우리나라에 일식당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점이 있듯이 그런 개념인 거 같다. 그들에게 한식은 낮선 식문화가 아니라 그저 외식문화의 일부분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돌솥비빔밥 두 개와 갈비를 시켰는데, 돌솥은 인도네시아의 밥사랑이 구현되어 밥의 양이 한국보다 많았고, 맛은 나쁘지 않았다. 김치는 배추김치 맛이라기 보다는 물김치 맛이났다. 갈비는 역시나 양이 작고, 치즈는 왜 주는 건지 모르겠다. 불판에 올리면 다 눌러 붙을 텐데 말이다. 끝내 식사가 끝날 때까지 그대로 두었다.


   이색적인 점은 여기서는 카드사용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들어가기 전에 카드 사용 가능 여부를 묻자 12만 루피아(약 9500원 정도) 이상이면 사용이 가능하단다. 이런식으로 카드 사용에 일정금액 이상을 요구하거나 완전히 사용이 안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여행자들은 참고하기 바란다. 여기 사람들은 거의 현금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카드를 줬을 때 직원들도 결제에 능숙하지 못하다.






   이스타나 프라자 몰은 숙소에서 도보로 5분정도 거리였기에 걸어서 돌아오는 데 이색적인 건물이 보여서 사진에 담았다. 사실 미술관의 어느 작품보다 나로서는 이런 것들이 더 눈에 뛴다. 저렴하고 투박한 마감재를 색감의 조화만으로 새로운 느낌으로 살린 것을 보라. 제법 감각있고 용기있는 시도가 아닐 수 없다.





   밥을 먹고 조금 쉬다가 경기장으로 그랩을 타고 왔다. 들어오는 데 두 번의 검문이 있는데, 첫 번째 보안스캔에서는 통과 되었던 막대기가 두 번째 대인 검색에서 끝내 입장을 거부 당하고 말았다. 지난 두 경기 다 들고 들어왔고, 약한 장난감 플라스틱 막대기 일 뿐이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허락해 주지 않았다. 결국은 첫번째 검색대에 맞기고서야 입장 할 수 있었다.

   (창 끝부분만 남은 악마창)






   대한민국과 키르키즈스탄의 경기가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그간 썼던 스리백 대신에 포백을 들고 나왔는데, 나쁘지 않은 변화라고 생각한다. 스리백에서 측면 윙백의 공격적 활용이 미흡했고 미드필드의 중앙 장악력도 떨어졌었다. 그러다 보니 비효율적인 후방에서의 롱패스만이 난발되었는데, 433형태로 바꾼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여졌다. 황희찬과 이승우가 선발에서 제외되고 그 포지션에는 나상호와 황인범이 선발로 나왔다. 둘에 대한 감독의 신뢰가 두터운 듯 두 선수는 선발에서 빠지지 않는 모습이다.






   나상호와 황인범은 감독의 신뢰를 증명하듯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나상호는 활동량도 좋고 가끔 예리한 모습도 보였다. 황인범은 농구로 치면 포인트가드 같이 경기를 조율하는 역을 맡았는데, 활동량도 좋아보였고, 전체적으로 센스있는 모습이었다. 쉽게 비교하자면 이스코나 실바가 공미를 볼 때와 유사한 유형의 선수로 보인다. 다만 둘다 무난하지만 무언가 특별한 모습은 보여주지 못해서 이승우나 황희찬에 대한 그리움을 완전히 지우지는 못했다. 공수 밸런스에서는 어떨지 모르지만 이런 경기에서는 공격적 창의력이 뛰어난 이승우 황희찬이 더 많은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거 같았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임에도 전반 결국 골을 성공 시키지 못하며 끝이났다. 





   하프타임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특이한 점은 화장실 바로 옆에 기도실이 있다는 것이다. 종교적 영향이 큰 국가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시설이 있다고 해서 우리가 흔히 상상하듯이 모든 사람이 하루에 다섯번 기도 시간만 되면 기도하는 것은 아니다. 기도 시간이 되면 모스크에서 방송으로 기도소리가 흘러나와 인근에 있으면 '아 지금이 기도시간이구나'하고 알 수 있지만 거리나 가게에 있는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이 부분에 대해 물어봤더니 충실한 무슬림만이 그러한 것을 다 지킨다고 한다. 즉 저 기도실도 충실한 신앙심을 가진 사람을 위한 배려지 기도시간이 되었다고 관중 모두가 기도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르카 착용도 마찬가지로 선택의 자유가 있다고 했다. 물론 가족적 영향이나 교복, 유니폼의 일종으로 하기 싫어도 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부르카를 하지 않는다. 이곳도 새로운 세대의 영향으로 빠르게 종교의 영향에서 벗어나는 듯하다.






   후반 황희찬이 조기 투입되며 경기의 흐름을 바꾸었다. 지난 경기를 통해 많은 사람이 비난했지만 황희찬은 무언가 다른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줬다. 저돌적이며 공격적으로 페이스업에 익숙치 않은 국내 공격수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사실상 게임체인저였다고 할 수 있다. 


   골은 코너킥을 손흥민이 뒷공간으로 들어가 곧바로 발리로 연결하며 1대0으로 경기를 마쳤다. 신승이었지만 그 밖에 찬스도 제법있었다. 황희찬에게도 결정적 기회가 세 번 정도 있었는데, 모두 마무리 하지 못했다. 비록 마무리는 하지 못했지만 그러한 찬스를 만들었다는 것을 나는 더 높게 사주고 싶다. 하지만 그는 경기 끝난 후 이겼음에도 곧바로 주저 앉아 업드려 있었다.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잔디를 뽑아 던지는 모습은 자신의 경기력에 크게 화가난 모습이었다. 공격수로서 나쁘지 않은 자세지만 너무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을 거 같다. 의욕이 과하면 힘이 들어가고 그러면 더 마무리에 있어 생각이 많아지거나 힘이 들어갈 수 있다. 다음 경기에는 황희찬의 골이 보고 싶다.


   손흥민은 골을 넣어서 이날 기분이 좋아보였다. 손은 호날두를 롤모델로 삼고 축구를 해온 만큼 경기에서 보이는 감정상태도 호날두와 유사한면이 많다. 뭐가됐든 자신이 골을 넣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유형이다. 

   이승우가 후반 30분정도가 되서야 투입되었는데, 자신의 입지를 개선하려는 듯 의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피지컬 문제와 호흡문제로 특별한 장면은 만들어내지 못했고 나상호나 황인범의 선발투입에 대한 합리성만 공고히 해준 꼴이 되어버렸다. 개인적으로 이승우가 더 잘해서 선발로 뛰는 모습을 보고싶다. 그는 특별한 재능을 가진 선수여서 무언가 다른 걸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승우의 수비력이나 부족한 피지컬이 팀 수비에 있어서 부담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경기가 끝나고 보안검색대로 돌아오니 불행이도 나의 막대기가 없었다. 아마 누군가 가져가서 놀다가 그 분과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예측해 볼 수 있었다. 30여분 정도를 찾는 것을 기다렸지만 소득이 없었고 물려주겠다 어쩌고 하는데 그냥 괜찮다고 돌아왔다. 그런데, 멀리 도로까지 이 두분이 따라와서 미안하다며 무언가 조치를 취해 주겠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과도한 친절은 뭔가-_-;;)

   끝내 나는 그 막대기는 아무것도 아니고 이렇게 신경써줘서 고맙다고 말하고서야(구글 번역기 인니말로 번역해서 보여줌) 그들은 돌아갔다.

   막대기 잃어버린 기념으로 친절한 두 스텝분과 사진촬영





   Braga Street. 여행와서 굳이 번화가를 찾아가지는 않는데, 같이 있는 한국분이 가자고 해서 와봤더니 왠 걸 오기를 잘했다. 인도네시아는 종교적 영향으로 술을 거의 팔지 않아 식당에서나 상점에서도 술을 잘 찾아 볼 수 없는데, 여기는 버젓이 술집이 즐비해 있었다. 지난 밤에 한국 대학생 친구들과 만났을 때 여기를 알았더라면 여기를 왔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반둥을 여행오는 사람이라면 꼭 한 번 <브라가 스트리트>에 와보기 바란다.






   인도네시아의 카스, 하이트라 할 수 있는 '빈땅'맥주. 맛은 한국의 그것보다 좀 더 부드러운 정도, 대신 청량감은 덜하다. 

   볶음 밥 두개와 빈땅 하나를 시켰는데, 20만루피아가 훌쩍 넘게 나왔다.




   식사를 했던 야외테이블 바로 앞에서 이 가게의 싱어가 노래를 해줬다. 원하는 사람은 저렇게 악보위에 팁을 올릴 수 있는데, 나도 심히 감동하여 5만루피아(4000원정도)를 나중에 올렸다. 어쩜 저렇게 여유있으면서도 집중력있게 노래를 잘하는지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음에도 감동이있었다. 


   노래의 스타일이 한국과 유사해서 더 쉽게 감상할 수 있었다. 또 중간에 아는 팝도 하나 하고, 심지어 누가 신청했는지 알 수 없으나 크러쉬의 'Beautiful Life'도 불렀다. 한국어를 못할텐데, 신기하게도 그의 발음은 크게 나쁘지 않았다.






   너무 노래를 잘해서 사진을 하나 같이 찍고 싶었다. 나중에 내가 "넌 곧 유명해 질거야"라고 말해줬다. 최근 본 가수중에는 최고의 가수다.






   숙소로 돌아오니 이미 12시가 넘은 늦은 시각 몰랐는데, 숙소앞 도로 맞은편에, 그러니까 편의점 옆에 야간에 하는 부폐식 식당이 있었다. 진작 알았더라면 한 번 가볼 법도 했는데,(좀 비싸보이기는 했다.)

   가게는 설마 24시간이 아니겠지 하는 나의 의심을 비웃듯 늦은 시간까지 오늘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