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8아시안게임 축구 여행

2018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 축구여행 (17) 4강 대한민국 vs 베트남 / <8월29일>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






   파간사리 경기장Pakansari stadium은 지금것 이 대회를 통해 갔던 4개 경기장 중 거리상으로는 가장 멀게 느껴졌다. 자카르타의 유명한 교통체증까지 더해서 한시간 반 이상 걸려서 겨우 도착한 거 같다. 작은 위성 소도시에 위치에 있는 있어서 큰 건물이 지나오며 봐온 작은 집들과 소매점이 있는 아기자기한 풍경들과 대조를 이루었다.








   16강에는 온통 인도네시아 응원용품밖에 없었는데, 이번에는 한국을 위한 응원용품이 등장했다. 여기 스타일로 만들어서인지 표기된 글이 영어인지 일어인지 구분이 안가는 디자인이었다. 조금만 더 신경써서 디자인 했더라면 훨씬 잘 팔렸을텐데. 그와중에 반둥시장에서 살까했었던 이미테이션 아디다스 슬리퍼가 눈에 뛴다. 정말 편했었는데 색이 저렇게 잘 버껴지는구나.. 역시 이미테이션의 한계인가. 하지만 착용감과 가격은 좋았었다. 약 4~5만 루피아(약 3200~4000원)이었던 걸로 기억난다.







   지난 모든 경기에서 언제나 한국의 홈같은 분위기가 났지만 이번 경기는 그렇지 않을 기세다. 베트남은 축구 인기가 대단해서 어딜가나 티비에서 축구를 틀어놓고 시청하는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고 들었다. 이번에 4강에 들면서 자카르타행 비행기까지 증편됐다고 하더니 정말 베트남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아무래도 여기까지 거리도 우리나라에 비하면 절반정도 밖에 안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원정응원을 오지 않았을까 싶다. 대절버스도 몇대나 왔는데 모두 베트남 사람들이었다. 


   빨간옷을 입고 있어서 우리 응원단과 색깔이 겹친다.







   4강원정대 들어가기 전에 단체 사진을 찍었다. 저 옆에 베트남 아저씨는 뭐지? 태극기두른 악마창 들고 있는 게 나다. 

   고무적이게도 이번 입장에서는 담배는 빼앗겼지만 악마창을 들고 들어올 수 있었다. 태극기로 막대부분을 감싼 것이 도움이 되지 않았나 싶다.






   파간사리 경기장pakansari stadium은 확실히 준결승과 결승전을 치르는 경기장인만큼 다른 경기장에 비해 시설이 가장 좋았다. 16강 경기장 경우에는 몇년동안 사용을 안한 경기장이듯 의자도 곧 부서질 거 같았는데 여기 의자는 튼튼하니 안정적이었고 전광판도 좌우로 두개가 잘보이게 있었다.(물론 리플레이 영상이 나올만큼 좋은 건 아니었다.)









   오후 1시에 출발해서 2시반이나 도착했는데, 점심을 먹지 않고 왔던지라 배가 고팠다. 경기장 내 임시 상점에서 라면을 사서 먹었다. 라면은 1만5천루피아 (약 1200원) 시중 편의점 가격의 3배정도를 받았다. 물은 1만루피아로 (약 800원) 역시 시중가격의 약 3배다.


   지난 번에 경기장에서도 이 라면을 먹었기에 맛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맛은 맑은 국물 '도시락'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인도네시아는 젓가락을 쓰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용기 내에 일회용 포크가 있고 보통 컵라면을 사면 직원이 직접 스프를 넣고 뜨거운 물도 부워주는 경우가 많다. 







   경기전 심판들도 선수들과 함께 몸을 푼다. 그들도 90분 경기를 교체없이 풀타임으로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체력이 소모되는 운동을 하는 것이니 준비운동은 필수








   나도 영상을 본 적있는 유명 유튜버가 와서 사람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었다. 반둥에서 예선 할 때는 본 적없고 16강 때부터 자신의 팀과 꾸준히 와서 자신의 영상물을 촬영하고 있었다. 그래도 나름 아이디카드도 발급받았네.






   베트남 선수들이 몸을 푸는 모습이 보인다. 확실히 한국선수들에 비해 신장이 작고 체격이 상대적으로 외소하다. 옆에 검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 한국선수들과 대비가 된다. 









   밖에서 볼 때는 우리보다 훨씬 많았던 베트남 응원단이었는데 막상 경기장 안에 들어오니 우리가 더 많았다. 아마 한국은 자카르타에 교민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합쳐져서 더 많은 거 같다. 원정응원단만으로 따지면 베트남 응원단이 더 많을 것이다.








   선발 명단이 나왔다. 2선에 이승우 손흥민 황희찬을 넣어 상당히 공격적으로 짰는데 미드필더까지 이진현과 김정민으로 수비적이기 보다 패스와 공격전개가 좋은 선수를 투입했다. 베트남을 상대로 수비보다는 공을 점유하고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골키퍼에는 조현우가 다시 장갑을 꼈다. 분명 이렇게 빨리 16강때 부상이 나았을리는 없을테지만(부상이 있은 경기가 불과 5일전이었다.) 8강에서 송범근이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4강에서 어떻게 해서든 왠만하면 조현우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은 했었다. 이렇게 참고 뛰는 것은 분명 선수생명에는 위험한 일이다. 그 보상으로 꼭 금메달을 획득하고 또한 큰 부상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지난 아시안게임의 김신욱의 경우 부상을 참고 결승에 뛰다가 결국 4개월가량의 장기부상으로 발전했고 그 이후 실력이 줄고 말았다.)







   드디어 킥오프 베트남의 조직력과 정신력이 두렵지만 우리의 전력이 더 우세한 것은 사실이다.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면 질 수 없을 것이다.






   킥오프한지 5분만에 황희찬이 중원에서 한명을 벗긴후 황의조에게 찔러준 패스가 몸싸움 끝에 흐르고 그 공을 이승우가 왼발킥으로 차 넣으며 한국이 선제골을 넣었다. 지난 8강전에서도 5분만에 골을 넣었었는데 그 이후 방심이 곧바로 실점으로 이어졌었던 만큼 이번에는 그 학습효과로 끝까지 집중하기를.







   3백을 사실상 5백같이 내려앉은 베트남을 상대로 공격적인 스쿼드로 나온 김학범감독의 전술이 정확하게 들어 맞으며 두 번째 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공을 받은 손흥민이 황의조에게 공간 스루패스를 넣었고 황의조가 원샷원킬로 골키퍼를 살짝넘기며 파포스트far post로 추가골을 넣었다. 동갑내기 와일드카드 콤비가 만들어낸 이 골은 결승에서도 더욱 기대되는 조합의 완성이었다. 이번 대회내내 황의조는 수비라인을 타는 움직임과 피니쉬에 있어서 놀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반을 2대0으로 마치고 화장실로 왔는데, 그간 이용했던 경기장 화장실과 다르게 물도 잘 나오고 청소상태도 좋고 크기까지 했다. 지난 경기들의 화장실상태는 정말 말이 아니었는데 물이 안나오거나 바닦이 물로 흥건하고 여기저기 발자국이 난무하며 크기도 작았던 걸 생각하면 이곳은 5성급 호텔 화장실 같았다.








   A클래스 구역에 하나밖에 없는 임시상점에는 하프타임을 맞이해서 사람들이 줄지어서 있다. 음료나 물을 사려고 해도 도저히 엄두가 안난다. 유명블로거님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장에 가장 많은 건 이번에도 한인이다. 자카르타에 교민이 상당히 많이 살기 때문에 베트남 원정대의 수보다 한국 응원단의 수가 두 배는 많은 거 같았다. 붉은 악마 응원단들은 베트남 응원단과의 충돌을 염려해 A석 옆에 B석에서 응원을 진행했는데, 지난경기 응원을 생각하면 나로서는 차라리 다행이었다. 지친 나로서는 쉬지 않는 응원구호들을 소화하기가 쉽지는 않다.







  후반 이승우가 중앙돌파 후 황희찬에게 찔러준 공이 다시 흘렀는데 이 때 이승우가 다시 쇄도하며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이번 대회 황희찬의 경기력에 대해 말이 많은데 중계를 통해 보지 못해서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현장에서 보며 느끼기에는 나는 황희찬의 경기력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드리블이 다소 긴면이 없지는 않지만 항상 공격적이고 저돌적으로 플레이하는 그의 스타일은 수비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우리의 공격이 갑갑하지 않게 활기를 불어 넣는다. 외곽으로 패스만 돌리다가 끝나는 공격보다는 두 명을 돌파하며 뺏기는 공기 훨씬 활기를 불어넣고 수비에게도 부담을 주기 마련이다. 이번 경기의 두 골도 그가 관여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플레이의 단점만을 집중하고 비난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모습을 봐줬으면 좋겠다. 나로서는 지금 그가 받고 있는 비난은 다소 부당하다고 생각된다.


   결승에서 골을 통해서 여유까지 찾을 수 있다면 비난은 곧 환호로 바뀔 것이다.





 




   3대0이 되자 이제 안심하고 경기를 보는 한국관중들. 많지는 않지만 소수의 인도네시아 현지분도 보인다.








   경기는 막판으로 흘러가고 베트남입장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아 고전하던 입장이었을 때 반대편 베트남 응원단 쪽에서 홍염이 터져나왔다. 세리에A나 동유럽 축구에서 곧 잘 볼 수 있는 그 홍염이었다. 경기장을 들어오려면 검색대를 지나야 하고 몸수색까지 있는데 저런 것을 어떻게 들고 들어왔나 모르겠다. 경기장 내를 지키고 있던 수 많은 경찰과 군인 스텝들이 곧바로 진화에 들어간 것으로 보였다. 









   후반 교체 투입된 나상호의 파울로 베트남이 직접프리킥 기회를 얻었는데 키커의 정확한 킥으로 골로 연결되었다. 차는 순간 골이겠구나 싶을 정도로 좋은 킥이 나와서 조현우로서도 어쩔 수 없었다. 경기내내 잠잠했던 베트남 응원단의 소리가 다시 커지고 진압되었던 홍염이 다시 한 번 터져나왔다.







   경기가 끝날 때즘 우리도 남은 시간을 소진하기 위해 더 공격적으로 하기 보다는 시간끌기 전술을 썼다. 상대가 이러한 플레이를 할 때 상대는 상당히 약이 오르기 마련이다. 추억의 옛 영상을 보면 드록바와 공을 다투고 있는 베나윤을 보싱와가 참지 못하고 가격하고 있다. EPL 빅4가 유럽의 빅4라고 베니테즈가 말했던 EPL의 최 전정기 시절이다. 이 때만 하더라도 챔피언스리그 4강에 3팀이 EPL클럽이고는 했다.








   드디어 경기가 끝나고 한국이 결승에 진출했다. 대승을 거둔 예선 1차전 바레인전을 제외하고 가장 손쉬운 승리를 거둔 한 판이었다. 극명한 신체조건의 차이로 황희찬같은 선수는 수비수가 한 참 앞에 서 있어도 공을 앞으로 차두고 돌파하고는 했고, 베트남의 스피드와 힘은 이러한 돌파도 허용할 만큼 차이가 있었다. 어떻게 보면 중학생과 고등학생 정도의 신체능력의 격차가 있었다. 공중볼은 모두 우리가 따내니 베트남으로서는 별로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다. 분명 놀라운 조직력과 집중력을 보여주며 여기까지 온 베트남 팀이지만 체력이 거의 소진된 4강에서는 결국 신체적 열세가 치명적으로 다가왔다. 일본을 예선에서 꺽었듯 더 이른 시간에 베트남과 격돌했더라면 좀 더 흥미진진한 게임이 되었을 것이다.








   경기가 끝나고 어김없이 선수단이 인사하러 왔다. 손흥민은 골을 넣었을 때나 인사할 때나 언제나 관중과 함께 호응을 유도하고 박수를 치며 스타플레이어로서의 엔터테이너적 역량을 보여줬다.



   경기가 끝난 후 인사하러 오는 선수들. 이기거나 지거나 언제나 그들은 응원을 보내준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예의를 잊지 않는다.










   경기 후 언제나 그렇듯 경기장 주변은 인산인해를 이룬다. 관중이 그렇게 많이 들어차지 않았음에도 이 정도인데 만약 만원관중을 이룬다면 얼마나 복잡할까? 아마도 결승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이번 대절버스는 벤츠다.








   경기가 모두 끝나고 또다시 한시간 반을 달려와 현지대장님이 예약해주신 한국식 닭을 판다는 치킨퐁chicken phong에 왔다. 갈수록 뒷풀이 인원이 늘어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늘어나는 인원만큼 재미도 갈 수록 더해진다.









   산미구엘san miguel 맛집이라 하여 맥주는 산미구엘을 시켰다. 질감은 보통 외국맥주 맛(다소 부드럽고 풍부한 느낌)인데 특이한 점이라면 약간 신맛이 나는 거였다. 그 신맛이 특징인 것인데 나는 크게 맘에 들지는 않았지만 옆에분이 칭찬을 하는지라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빈땅bintang맥주를 다로 시키지는 않았다.


  가격은 산미구엘 큰 병 50000루피아 (약 4000원), 빈땅 큰 병 48000루피아 (약 3840원). 산미구엘이 가까운 필리핀 맥주라 가격은 거의 비슷했다.








   내가 나갔다 온 사이에 주문한 골뱅이 무침과 오븐 양념닭이 나왔다. 양념닭은 지코바 맛이 났고 골뱅이 무침은 한국에서 먹는 맛과 똑같았다. 오랜만에 한국적인 맛과의 만남이었지만 나는 맥주를 집중공략하느라 거의 먹지 않았다. 언제나 그렇듯이 주위에서는 왜 이렇게 안 먹냐는 걱정의 소리를 들어야했다. 


   닭 가격은 12만루피아(9600원) 정도 일 것이다. 골뱅이는 모르겠지만 비슷하지 않을까?







   좋아하는 축구를 보고와서 축구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축구 얘기를 마음 것 할 수 있는 즐거운 자리였다. 결승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올텐데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인도네시아, 인도 여행에 대해 궁금한 점 있으신 분들은 댓글이나 쪽지 남겨주세요. 아는 데까지는 모두 답해드리겠습니다.*